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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작품 관심 UP…"나도 읽어볼까?"

by 행복한리더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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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이 지난 10(현지시간)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알린 뒤 그의 책이 국내외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습니다. 도서관 대출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3대 대형서점에서만 한강의 책은 80만부가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특히 '소년이 온다'(창비),'채식주의자'(창비),'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3강 구도를 형성하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강 열풍' ing

14일 오후 1~2시 기준으로 예스24 33만부, 교보문고 307000, 알라딘 185000부가 판매됐습니다. 3사를 기준으로 한 종이책 판매 부수는 822000부에 달하고, 전자책 판매는 약 5만부가량입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의 시장점유율은 통계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9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강에 대한 이 같은 관심에 도서관 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14일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 통계에 따르면 한강이 2021년 발표한 장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전날 기준으로 대출 급상승 도서 1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전국 공공 도서관 1000여 곳의 대출 현황 등을 집계한 수치입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달 30일부터 106일까지 일주일간 대출 현황을 분석한 순위가 445위였으나, 10713일에 442계단 상승한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강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년이 온다' 역시 전국적으로 이용자들의 대출이 잇따르며 주간 대출 순위가 178위에서 2위로 급상승했습니다. 2016년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연작 소설 '채식주의자'의 경우 166계단 상승하며 최근 1주일 기준 대출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강도 높은 성()적 묘사나 가공할 폭력이 잔혹하게 자행되는 장면 등이 상세하게 묘사돼 일부 독자는 "읽기가 힘들다"는 평을 하기도 합니다. '한강 읽기'는 매우 큰 정신적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한강은 '작가 한강'을 막 알게 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자기 작품으로 '작별하지 않는다' '' '채식주의자' 등을 일단 꼽았습니다.

 

한강 작품세계와 주요작 읽기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은 상당히 자전적인 내용이어서 아주 개인적인 작품다. 그리고 '채식주의자'도 있다" "가장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로 시작해봐도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를 당해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서 인선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입니다. 가공할 국가 폭력으로 자행된 제주 4·3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은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결코 생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결연한 의지를 섬세한 필치로 형상화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고, 또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입니다. '소년이 온다'는 신군부의 1980 5월 광주에서의 무력 진압과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을 다룹니다. 열다섯살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하나 펼쳐 보입니다.

 

''은 소설이면서 시이기도 한 독특한 글 모음입니다. 강보, 배내옷, 소금, , , ,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었습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융숭 깊은 성찰을 담았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당시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어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세계 강타한 '한강 신드롬'

'한강 신드롬'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서점 마다 재고 확보전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외신은 연일 한강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일본 유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13일 사설에서 한강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며 우크라이나와 중동 가자 지구 등지에서 지금도 무고한 목숨이 폭력에 의해 사라지는 와중에 "전쟁, 격차, 분단. 고뇌로 가득한 세계에서 점점 더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지닐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사히는 "노벨문학상을 아시아 여성이 받은 것은 처음이며, 한국인 수상도 처음"이라며 한강에 대해 "일본에서도 한국 문학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흐름을 견인해 온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풍부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은 그간 일본이나 중국 문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한강의 놀라운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K팝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으로 상징되는 'K컬처'K문학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한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제하의 기사에서 한강 작가를 비롯해 한국 여성 작가들이 보여주는 글쓰기가 여전히 매우 가부장적이고, 때로는 여성 혐오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강은 누구인가 

한강은 언어 장벽을 뛰어넘고 역대 수상자들보다 젊은 50대의 나이로 '첫 아시아 여성 작가' 수상자 기록을 세웠습니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입니다.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그는 '채식주의자'2016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국제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죠.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힙니다.

 

한강의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새터말 사람들' '동학제' '멍텅구리배'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입니다. 197011월 광주광역시 문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이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작을 하기 시작해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습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전방위로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노벨문학상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 문학상을 받았으며, 영국 인터내셔널 부커상,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과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문학에서의 탁월한 성취와 예술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삼성호암상 예술상도 받았죠.

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이미지. 출처: 스웨덴 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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