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지난 15일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추천한 책 ‘초역 부처의 말’이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장원영은 해당 방송에서 “일을 하다보면 힘에 부치는 순간들이 분명 오는데 그럴 때 이 책 몇 소절을 다시 읽으면 세상에 화낼 일이 없다”며 “화가 날 때 집에 가서 이 책을 읽으면 화를 가라앉히고 내일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책 내용 중 ‘집착하지 마라. 세상만사에 집착하지 않으면 문제될 게 없는데 집착하는 순간 고통을 낳아서 힘들어진다. 마음의 불씨를 꺼트려라’를 언급하며 “되게 인상 깊게 읽었고 너무나 큰 힘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30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출간된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은 1월 5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장원영이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소개한 이후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판매량이 전월 대비 약 29배인 2829.9% 급증한 것입니다. 교보문고가 지난 24일 발표한 1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4위를 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후 전주와 비교해 판매량이 76배 상승했다고 교보문고는 설명했습니다. 성별 구매 비중을 보면 여성이 65.7%로 남성(34.3%)을 크게 웃돌았고, 연령별로는 30대(37.7%)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현대어로 재해석한 ‘초역 부처의 말’
‘초역 부처의 말’은 현대어로 간결하게 재해석한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책입니다.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190가지 지혜를 담아 누적 30만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출간 이후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들며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간결하게 축약된 핵심만을 담은 부처의 메시지는 마음이 약해지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저자인 코이케 류노스케는 서문에서 “독자들이 이 책을 손에 들고 어디를 펼치더라도 그곳에 적힌 부처의 말이 스르륵 마음을 물들이고, 어느 순간 그 속에서 기분 좋은 바람이 일어나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직접 선택한 190개의 구절을 다시 열두 개의 주제로 분류해 1부부터 12부까지 순서대로 배치했습니다. 전반부에는 일상적인 마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구절을 담았습니다. 특히 행복을 파괴하는 ‘화’를 잠재워줄 말들을 첫 장에 놓았습니다. 출판사 포레스트북스는 “반드시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지만, 마음속 화의 독소를 맑은 물로 씻어 내면서 시작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일반적인 세계관이나 인간 중심의 평범한 관점을 초월하는 구절을 배치했습니다. 상식이라는 이름의 세뇌를 거스르고 그 힘을 약화시키는 것은 마음의 때를 벗고 깨끗한 마음으로 빚어내는 과정입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죽음’을 다뤘습니다.
‘초역 부처의 말’은 종교 아닌 심리훈련
인도는 신분제가 사회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중 가장 상위 계급은 ‘바리문교 사제’였는데 부처에게 감명받은 한 바라문교 사제가 그에게 ‘자신의 종교를 그만두고 제자가 되고 싶다’고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것에 대하여 부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당신은 사제로서, 신자들에게 의식을 올리는 종교적인 일을 하고 있다. 일을 내팽개치고 내게 온다면 그것이야말로 무책임하다. 당신은 지금 이대로 일을 하면서, 쉴 때는 내게 명상을 배우러 오면 좋겠다.”
포레스트북스는 “여기서 우리는 부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다른 종교를 부정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부처는 간접적으로 자신이 가르치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고 말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부처의 가르침이 ‘종교’라면 그것을 실천하는 데 다른 종교는 방해가 된다”며 “왜냐하면 종교란 ‘오직 이것만이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그가 가르치는 것은 ‘유일함’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심리적인 훈련에 가깝다”며 “종교로서의 색채를 띠지 않기에 그 어떤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누구나 다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누구?
코이케 류노스케는 1978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교양학부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승려가 됐습니다. 그는 불도에 입문하기 전 회사원와 편의점과 카페의 아르바이트생, 입시학원 강사, 절의 시봉, 월급쟁이 승려 등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뼈저리게 경험했으며 현대사회에서 근로자로서의 삶, 돈을 번다는 것의 의미, 인관관계,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번뇌해왔습니다.
야마구치의 쇼겐지(正現寺)와 세카가야구의 쓰쿠요미지의 주지로 일하면서 좌선과 명상 지도, 상담을 해왔습니다. 2003년부터 웹사이트 ‘가출공간’을 열어 직접 그린 선(禪) 카툰과 에세이, 상담을 통해 마음 다스리는 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승려를 그만두고 있는 그대로 살 것을 도장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에서만 70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 ‘생각 버리기 연습’을 비롯해 ‘화내지 않는 연습’ ‘나를 지키는 연습’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교 대인심리학’ ‘못난 자신 버리기’ ‘마음 공부’ 등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