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둔 10월에 김장 재료인 배추·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가격이 오른 농축산물은 배추(51.5%), 무(52.1%), 상추(49.3%), 호박(44.7%), 토마토(21.3%) 돼지고기(4.7%) 등이었습니다. 특히 채소류가 15.6% 오르면서 2022년 10월(22.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배추·무 등 채소류 가격 상승 원인 및 추이
배추와 무는 9월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10월 중순까지는 높은 가격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다 10월 하순부터 기상 여건이 좋아지고 농업인들의 생육 회복 노력이 더해져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정부는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중순 이후에는 더욱 안정돼 평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배추 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상순 8947원에서 중순 8877원으로 올랐다가 하순 7422원으로 내렸습니다. 11월 4일 기준으로는 4810원을 기록해 5000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무 소매가는 지난달 상순 3731원, 중순 3596원, 하순 3525원에서 지난 4일 3019원을 기록했습니다.
상추는 9월 하순 내린 호우로 주산지인 익산, 논산, 부여 등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지난달 상순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10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11월 중순 이후에는 출하 물량이 늘어나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추 4㎏당 도매가는 10월 상순 8만5778원, 중순 3만8567원, 하순 3만7854원, 11월 4일 2만6877원입니다.
토마토·호박 등 시설채소류는 일조시간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최근 기상이 회복되는 추세로 11월 하순 이후에는 출하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토마토 5㎏당 도매가는 10월 상순 5만2518원, 중순 4만5858원, 하순 2만4368원, 11월 4일 2만7368원을 기록했습니다. 애호박 8㎏당 도매가는 10월 상순 3만993원, 중순 2만6777원, 하순 4만1334원, 11월 4일 3만5801원 순으로 변했습니다.
돼지고기·쌀·가공식품 물가
돼지고기는 폭염으로 체중 증가가 둔화하면서 지난달 도축 마릿수 감소로 이어져 가격이 다소 상승했습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인한 이동 중지로 한동안 도매가격에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생산성이 좋아지고 있어 11월 공급량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입니다.
쌀 가격은 8.7% 떨어지면서 지난해 1월(-9.3%) 이후 2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안정세가 이어졌습니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작년에는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매우 높았는데, 올해는 출하량이 늘면서 하락세를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공식품과 외식은 전년보다 각각 1.7%, 2.9% 상승했으며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가공식품 중 국제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커피, 코코아 관련 제품은 불가피하게 가격이 인상됐다”며 “그러나 곡물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업계도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외식은 인건비와 배달앱 수수료 인상 등의 외적 요인이 상승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축산물 안정적 수급에 주력”
농식품부는 김장철을 대비해 배추 2만4000톤과 무 9100톤 등 계약재배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마늘 등 양념채소류는 정부 비축 물량을 공급해 시중 유통량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또 농축산물 할인지원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최대 40%까지 경감할 계획입니다.
11월 7일부터 12월 4일까지 4주간 대형·중소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전국 1만8300곳에서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양파 등 김장재료 전 품목에 대해 할인 지원하고 수육용 돼지고기도 한돈자조금을 활용해 할인행사를 추진합니다. 홈플러스는 11월 7~8일, 푸디스트는 11월 7~20일, 농협·하나로유통은 11월7일~12월 4일, 양돈농협은 11월 1~24일 진행합니다. 자세한 김장재료 할인정보는 7일부터 한국농수산식품공사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11월 7~20일 절임배추, 배추, 무 등 주요 김장 품목과 소금, 젓갈 등 김장 부재료를 최대 38% 할인 판매합니다. 특히 배추, 알타리무 등 품목은 행사카드로 구매하면 최대 2천원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누룽지와 쌀국수, 즉석밥 등 쌀 가공식품도 최대 46% 할인 판매합니다. 11월 21일부터 12월 4일까지도 다양한 김장 품목과 김장 부재료를 할인할 예정입니다.
박순연 정책관은 "현재는 농산물 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갑작스러운 한파 등으로 수급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농산물 작황을 관리해 안정적인 수급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