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용 매거진B 발행인의 첫 단독 에세이 ‘일의 감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습니다. 11월 10일 출간 후 현재 교보문고와 예스24의 국내도서 주간베스트에서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수용의 아내인 가수 겸 배우 박지윤은 지난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책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는 ‘일의 감각’ 책을 든 자신의 사진을 게재하며 “오랜만에 일하려면 ‘일의 감각’이 필요하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디자이너에서 디렉터·CEO까지…조수용 32년 일의 여정
조수용은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프리챌의 디자인 센터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을 총괄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사옥 ‘그린 팩토리’ 건축은 그의 마지막 프로젝트로 잘 알려졌습니다.
이후 브랜드 및 크리에이티브 회사인 JOH를 설립해 매거진B, 일호식, 세컨드키친, 에드백, 스틸북스 등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또 사운즈 한남, 광화문 D타워, 영종도 네스트호텔, 여의도 글래드호텔처럼 공간과 브랜드가 결합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칸느 크리에이티브 은사자상, 파라다이스상 등을 수상했으며, 함께 지은 책으로 ‘나음보다 다름’이 있습니다.
2016년에는 카카오의 브랜드 디자인 총괄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해 카카오뱅크·카카오T를 비롯한 주요 서비스에 관여하며 IT 업계의 브랜딩·디자인 전문가로 활약했습니다. 2018년 3월 여민수 전 대표와 함께 카카오 공동대표로 취임했고, 두 사람은 뛰어난 경영 실적에 힘입어 다음과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연장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됐습니다.
조수용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의 조사에서 2022년 보수총액 357억4000만원을 수령해 연봉킹에 등극했습니다. 카카오를 퇴임하면서 45만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은 337억5000만원에 달했습니다.
조수용이 창간하고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는 매거진B는 브랜드의 철학과 감성을 소개하는 잡지입니다. 조수용은 디자인과 브랜드가 결합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내며 ‘감각이 좋은 사람’으로 통했습니다. 그 평판의 수면 아래에는 잘하고 싶은 마음과 도전하는 태도, 선택이 어려운 순간에도 최선의 결정을 고민하며 쉼 없이 발을 움직였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고 조수용은 밝혔습니다.
조수용 에세이 ‘일의 감각’ 개요
에세이 ‘일의 감각’에서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일해왔는지와 디자이너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회사의 대표로 책임의 범위가 넓어지는 동안 어떻게 중심을 잡고 감각을 키워왔는지 등을 그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각 장의 제목인 ‘공감’ ‘감각’ ‘본질’ ‘브랜드’ ‘나로서 살아가는 나’는 조수용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정리한 키워드입니다. 32년간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일하면서 트렌드를 좇기보다 현상 너머에 자리한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담았습니다. 커리어의 변곡점마다 각종 매체와 나눈 세 번의 인터뷰도 실었습니다.
‘일의 감각’ 본문 요약
조수용은 일하는 마음의 첫 번째로 ‘오너십’을 꼽았습니다. 오너의 결정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회사 조직의 특성을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일의 재미를 느끼고 성장하려면 결국 맡은 일의 주인이 된 것처럼 오너십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오너십은 곧 뛰어난 공감 능력이고, 동료와 소비자에게도 발휘되어 일을 수월하게 진행시킬 수 있는 자질이기도 합니다.
그는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해내는 것에서 나아가 클라이언트(오너)가 할 고민을 내 일처럼 치열하게 하고, 일이 돌아가는 상황이 납득되지 않을 때는 상대방을 설득하며 함께 고민했을 때 장기적으로 신뢰가 쌓이고 결정권이 주어졌다”고 강조합니다.
조수용은 흔히 타고난 재능이라고 여겨지는 감각 역시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감각은 자신의 취향을 깊게 파고들며 타인의 관점을 적절하게 결합하고 조율할 때 정교하게 다듬어진다고 그는 설명합니다.
이와 함께 감각을 갈고 닦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자전거 하나를 구입할 때도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전문가용, 보급형까지 세세하게 찾아보고 커뮤니티 글과 잡지들을 탐독하며 정보를 쌓는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취향을 ‘디깅’하는 순서를 알려줍니다. 타인의 의견이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해 더하거나 덜 수 있는 능력은 곧 브랜딩 과정에서 필요한 감각과도 닿아 있습니다.
조수용은 일을 잘하고 감각이 좋은 사람들은 결국 ‘본질’을 고민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본질을 파악하려면 상식의 눈으로 질문을 던져보라고 조언합니다. 고정관념에 휘둘리지 않고 지극히 기본적인 상식을 기준으로 질문했을 때 발견하는 문제점들이 있을 것이고, 이를 ‘원래 그렇다’며 넘기지 않고 해결하려 할 때 감각적인 기획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32년간 디자인과 브랜드 크리에이티브의 최전선에서 일하며 나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조수용은 “세상의 많은 브랜드는 누군가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자신도 세상에 스스로를 증명하고 신념을 알리기 위해 일을 한다고 고백합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을 지키며 일하는 것도 일하는 사람의 중요한 ‘본질’일 것입니다.